●──── 신약강론/요한계시록

57. 요한계시록 14:17-20 땅의 포도 수확

불편한 진리 2023. 10. 29.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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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계시록 강론 57

요한계시록 14:17-20

땅의 포도 수확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다고 하는 말의 의미를 여러 가지로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자기 자신에게 믿음의 대상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냉정하게 물어볼 수 있어야 한다. 나는 무엇을 믿는가? 혹은 누구, 어떤 분을 믿는가? 교인들은 대부분 하나님을 믿는다고 말한다. 그래서 교회는 하나님을 믿는다는 것으로 함께 동질감을 가지고자 한다. 같은 성경, 하나님, 예수 그리스도, 성령, 복음, 십자가, 기독교라는 용어를 쓴다고 해서 같은 신앙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믿음의 내용이 어떤지 모른다. 예컨대 기독교의 행사를 믿는 것은 아닌지, 아니면 교회 자체를 믿고 있는 것은 아닌지 또는 기독교라는 문화를 즐기면서 그것을 믿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것이다. 본질적이고 근본적으로 십자가에서 대속의 죽음을 이루신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다고 말할 수 있는가? 우리는 하나님을 믿는 것이 아니다. ‘하나님’이냐 ‘하느님’이냐 하는 용어로 따질 문제가 아니다. 하나님을 좋아하고 믿는다고 말할지라도 그 하나님이 나를 위해 존재하는 하나님으로 인식하고 있다면 그것은 이미 나 자신이 우상이 되었다는 증거이다.

이런 점에서 하나님이라는 용어를 쓰고 기독교에 심취해 있고 교회적 문화에 속해 있다고 해서 같은 신앙을 이야기한다고 생각할 수는 없다. 우리가 믿는 분은 천지를 창조하시고 언약을 주신 하나님이며, 그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로 이 땅에 오셔서 십자가 죽음으로 생명을 나타내셨다. 그래서 ‘내가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다’라고 할 때 그 말을 정확하게 하자면 ‘예수 그리스도가 믿어진 것’이고 다른 사람에게 ‘예수 그리스도를 믿으라’라고 할 때 그 말의 의미는 ‘예수 그리스도가 믿어지시기를 바란다’라는 뜻이다.

우리는 죄인이라 그것을 믿음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상태이기에 성령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믿음이 되게 하셨다. 그래서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다는 것은 내 의지와 상관없이 내가 원하지 않는 은혜를 입은 것이다. 이런 자들이 모여서 계속적으로 십자가의 은혜를 이야기하게 되는 자들이 바로 교회이다. 십자가가 기준이 되어 땅의 사람과 하늘의 사람을 갈라놓는 심판을 자기 죽음 가운데서 날마다 확인하면서 죄인 됨을 고백함으로 십자가 은혜가 더욱 분명해지는 자가 종말의 상태에 있다. 그러기에 성도는 심판의 두려움으로 사는 자가 아니라 하나님의 심판을 늘 느끼며 살아갈 뿐 아니라 심판을 기대하는 자로 살아간다.

본문은 첫째 천사를 따라 또 다른 둘째와 셋째 천사의 선포가 이어진다. 땅의 곡식 추수에 이어 땅의 포도 수확에 대한 말씀이다. “또 다른 천사가 하늘에 있는 성전에서 나오는데 역시 예리한 낫을 가졌더라”(17절). “또 다른 천사가 하늘에 있는 성전에서 나오는데”라는 말씀은 이미 15절에서 첫째 천사가 성전으로부터 나왔다는 것이 하늘 성전이며 그 성전은 어린 양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음을 전제한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마찬가지로 둘째 천사도 어린 양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에 근거하여 하나님의 뜻을 대행한다는 의미이다. “역시 예리한 낫을 가졌더라”라는 말씀 역시 14절에서 흰 구름 위에 앉으신 인자 같은 이가 가진 날카로운 낫과 동일한 것이다.

“또 불을 다스리는 다른 천사가 제단으로부터 나와 예리한 낫 가진 자를 향하여 큰 음성으로 불러 이르되 네 예리한 낫을 휘둘러 땅의 포도송이를 거두라 그 포도가 익었느니라 하더라”(18절). “또 불을 다스리는 다른 천사가 제단으로부터 나와”라고 하였는데 이 역시 동일한 표현을 반복한 것이다. 예리한 낫을 가진 자에게 외치기를 땅의 포도가 익었으니 그 포도송이를 거두라고 하였다. 곡식 추수에 이어 포도 수확이 이루어진다. 이 말씀은 이미 앞에서 주신 말씀을 통해 생각해야 한다.

 

9 다섯째 인을 떼실 때에 내가 보니 하나님의 말씀과 그들이 가진 증거로 말미암아 죽임을 당한 영혼들이 제단 아래에 있어 10 큰 소리로 불러 이르되 거룩하고 참되신 대주재여 땅에 거하는 자들을 심판하여 우리 피를 갚아 주지 아니하시기를 어느 때까지 하시려 하나이까 하니(계 6:9-10)

 

3 또 다른 천사가 와서 제단 곁에 서서 금 향로를 가지고 많은 향을 받았으니 이는 모든 성도의 기도와 합하여 보좌 앞 금 제단에 드리고자 함이라 4 향연이 성도의 기도와 함께 천사의 손으로부터 하나님 앞으로 올라가는지라(계 8:3-4)

 

“불을 다스리는 다른 천사”란 물이나 불을 관리하는 천사가 있다는 말이 아니라 성막(성전)의 분향단 불을 의미하는 표현으로 직역하면 ‘불에 대한 권세를 가진 셋째 다른 천사’라는 말이다. “제단”은 죽임을 당한 자들이 어린 양의 희생에 근거하여 하나님께 부르짖는 자리이다. 즉 어린 양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을 근거로 제단 아래에서 죽임을 당한 성도의 기도 응답으로 심판이 감행된다는 뜻이다. 그러니 이는 단순히 악인에 대한 심판이 아니라 의인에 대한 하나님의 구원을 말씀한 것이다.

 

1 오순절 날이 이미 이르매 그들이 다같이 한 곳에 모였더니 2 홀연히 하늘로부터 급하고 강한 바람 같은 소리가 있어 그들이 앉은 온 집에 가득하며 3 마치 불의 혀처럼 갈라지는 것들이 그들에게 보여 각 사람 위에 하나씩 임하여 있더니 4 그들이 다 성령의 충만함을 받고 성령이 말하게 하심을 따라 다른 언어들로 말하기를 시작하니라(행 2:1-4)

 

오순절에 임한 성령 강림은 세례자 요한이 내 뒤에 오시는 이는 성령과 불로 세례를 베푸실 것이라는 선포에 대한 말씀의 성취다(마 3:11, 막 1:8, 요 1:29-34, 행 1:5). 즉 “불의 혀처럼 갈라지는 것”이란 불로 상징된 심판을 통해 구원을 이루시는 성령세례를 말씀한 것이다. “다른 언어들로 말하기를 시작하니라”라는 것은 “각각 자기의 방언으로 제자들이 말하는 것을 들었으나”(행 2:6) 한 성령을 받아 같은 하늘의 언어로 알아들었다는 의미이다.

이렇게 보자면 “땅의 포도송이를 거두라”라는 말씀은 단순히 심판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곡식 추수에 대한 다른 표현의 말씀으로 천국의 아들들을 거두어들인다는 의미이다. “익었느니라”라는 말의 헬라어 ‘아크마조’는 ‘끝’이라는 말의 ‘아크메’에서 유래한 단어로 ‘한창 때에 있다’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그 포도가 익었느니라”라는 표현은 포도 열매가 맺어져 한창 때에 있는 그것이 끝의 상태라는 의미이다.

 

1 나는 참 포도나무요 내 아버지는 농부라 2 무릇 내게 붙어 있어 열매를 맺지 아니하는 가지는 아버지께서 그것을 제거해 버리시고 무릇 열매를 맺는 가지는 더 열매를 맺게 하려 하여 그것을 깨끗하게 하시느니라 3 너희는 내가 일러준 말로 이미 깨끗하여졌으니 4 내 안에 거하라 나도 너희 안에 거하리라 가지가 포도나무에 붙어 있지 아니하면 스스로 열매를 맺을 수 없음 같이 너희도 내 안에 있지 아니하면 그러하리라 5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라 그가 내 안에, 내가 그 안에 거하면 사람이 열매를 많이 맺나니 나를 떠나서는 너희가 아무 것도 할 수 없음이라(요 15:1-5)

 

예수님께서 자신을 “참 포도나무”라고 하신 것은 거짓 포도나무가 있음을 전제한 표현이다. 이사야 선지자는 하나님께서 기름진 산에 극상품 포도나무를 심었으나 들포도를 맺었다고 하였다(사 5:1-4). 그 거짓 포도나무가 율법적 행위로 영생이라는 열매를 얻으려고 한 이스라엘이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참 포도나무로 오셨는데 그 나무에 붙어 있는 것만으로도 포도 열매를 맺게 하셨다. 이런 점에서 “내 안에 거하라 나도 너희 안에 거하리라”라는 말씀은 예수 그리스도와 한몸된 교회는 하나님이 원하신 포도 열매를 맺는 존재가 되었다는 뜻이다.

“천사가 낫을 땅에 휘둘러 땅의 포도를 거두어 하나님의 진노의 큰 포도주 틀에 던지매 성 밖에서 그 틀이 밟히니 틀에서 피가 나서 말 굴레에까지 닿았고 천육백 스다디온에 퍼졌더라”(19-20절). “낫을 땅에 휘둘러 땅의 포도를 거두어”라는 말씀은 하나님의 말씀에 의해 천국의 아들들, 하나님의 백성, 예수 그리스도와 한몸된 교회가 거두어졌다는 의미이다. 포도 수확이 이루어졌으면 끝난 것 아닌가? 그런데 그다음 말씀은 무슨 뜻인가?

여기서 우리가 먼저 이해해야 할 것은 “하나님의 진노”이다. 요한계시록에서 “진노”에 대하여 헬라어는 두 가지로 표현된다. “어린 양의 진노”(6:16,17), “주의 진노”(11:18)라고 표현된 말은 헬라어로 ‘오르게’를 쓰고 있고, “진노의 포도주, 하나님의 진노의 포도주”(14:8,10,19), “하나님의 진노”(15:1, 7, 16:1), “진노의 포두주”(18:3)라고 하였을 때는 ‘뒤모스’를 쓰고 있다. 그런데 16:19과 19:15에서 “맹렬한 진노의 포도주”라고 하였을 때는 ‘뒤모스’와 ‘오르게’를 같이 사용하였는데 우리 성경에는 ‘뒤모스’를 ‘명렬한’으로, ‘오르게’를 ‘진노’로 번역하였다. 그렇다면 본문에서 ‘뒤모스’를 쓰고 있다는 것은 단순히 ‘진노’를 의미하는 것이 아닌 ‘하나님의 맹렬함, 열심’으로 자기 백성들을 포도주 틀에 던져 넣으셨다는 뜻이다.

이스라엘과 같이 더운 지역에서는 음료를 오랫동안 보관하기 위해서 포도즙을 내어 포도주로 사용하였다. 포도주를 만들 때는 포도주 틀에다 포도를 넣고 맨발로 밟아서 만든다. 그런데 포도를 넣는 틀이 성 밖에서 밟히고 그 틀에서 포도즙 대신 피가 흘러나온다고 하였다. 그렇다면 “땅의 포도를 거두어 하나님의 진노의 큰 포도주 틀에 던지매”라는 말씀은 땅적 존재를 예수 그리스도라는 포도나무에 의해 맺어진 열매, 즉 교회요 성도를 하나님께서 맹렬함과 열심으로 포도주 틀에 던져 넣으신 것이다. 그래서 성도에게는 환난이 주어질 수밖에 없기에 바울 사도는 “우리가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려면 많은 환난을 겪어야 할 것이라”(행 14:22)라고 선언하였다.

 

17 우리가 잠시 받는 환난의 경한 것이 지극히 크고 영원한 영광의 중한 것을 우리에게 이루게 함이니 18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보이는 것이 아니요 보이지 않는 것이니 보이는 것은 잠깐이요 보이지 않는 것은 영원함이라(고후 4:17-18)

 

“말굴레”란 헬라어 ‘칼리노스’는 ‘(말의) 고삐, 재갈’이라는 뜻이다. 즉 말의 재갈이 물려진 높이만큼이라는 뜻으로 사람 키 높이에 조금 못 미치는 정도이다. “천육백 스다디온”에서 1 스타디온은 약 192m이니 약 300㎞ 정도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말하자면 포도송이가 밟혀서 높이는 사람 키 높이에 조금 미치지 못하며 그 범위는 피의 호수가 되어 300㎞의 땅에 흥건해졌다고 이해하면 될 것이다. 한마디로 성도의 피가 어떤 분량에 차기까지 환난이 주어질 수밖에 없음을 나타낸다.

“성 밖에서 그 틀이 밟히니”라고 하였는데 왜 성 밖이어야 하나? 우리 성경에는 분명하지 않지만 헬라어로는 ‘호 폴리스’라고 하여 예루살렘을 지칭한다. 유대인들에게 있어서 예루살렘은 성전이 있는 곳으로 거룩한 곳이고 성 밖은 거룩하지 못한 곳이다. 그래서 죄지은 자를 죽일 때 성 밖으로 끌어내어 죽인다. 또 죄를 상징하는 문둥병자를 성 밖으로 쫓아내어 이스라엘의 거룩을 표시한다.

 

10 우리에게 제단이 있는데 장막에서 섬기는 자들은 그 제단에서 먹을 권한이 없나니 11 이는 죄를 위한 짐승의 피는 대제사장이 가지고 성소에 들어가고 그 육체는 영문 밖에서 불사름이라 12 그러므로 예수도 자기 피로써 백성을 거룩하게 하려고 성문 밖에서 고난을 받으셨느니라 13 그런즉 우리도 그의 치욕을 짊어지고 영문 밖으로 그에게 나아가자(히 13:10-13)

 

예수님이 성 밖에서 고난과 죽임을 하셨다. 유대인들이 율법적인 잣대로 자기 종교에 합당하지 않다고 율법을 주신 분을 내쫓았고 죽였다. 그러기에 십자가의 예수 그리스도를 만난다는 것은 오직 성 밖에서만 가능하다. 그래서 예수 그리스도와 하나 된다는 것은 성 밖에서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고난과 죽임을 당하는 것이다. 땅의 곡식 추수로 땅적 존재가 천국의 아들들이 되는 것을 나타내신 것과 마찬가지로 땅의 포도 수확을 말씀하셨는데 포도 수확에서는 포도주 틀에 넣는 한 단계 과정을 더 말씀하여 환난 가운데 있는 교회요 성도가 종말의 상태에서 어떻게 말씀의 이끌림을 받는가를 분명히 보여주신 것이다(20231029 강론/주성교회 김영대 목사).

 

계57.1417-20 땅의 포도 수확(20231029).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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