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약강론/민수기

26.민수기 30:1-16 서원에 대한 규례

불편한 진리 2015. 2. 12. 17:51

26

민수기 30:1-16

서원에 대한 규례

 

본 장은 서원에 대한 규례를 다루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우리는 여기서 왜 또 서원에 대해서 말씀하고 있는지 의문을 가질 수 있다. 서원에 대한 규례는 레위기 27장에서 이미 말씀하신 적이 있다. 물론 그 서술 방식에 대해서는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우리는 서원이라는 동일한 문제를 다룬다고 쉽게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결코 그 의미는 다르게 주어지고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28,29장을 통해 하나님은 여호수아를 중심한 새로운 이스라엘이 약속의 땅을 기업으로 받아 누릴 수 있는 자란 어떤 정신의 소유자인가를 보이셨다. 즉 유월절 어린 양의 희생정신이 담긴 자이다. 다시 말해서 피의 정신으로 사는 자가 언약 백성이다. 그러기 때문에 이스라엘은 상번제를 드리면서 하나님의 속죄 안에 사는 것이며 약속의 땅이란 곧 인간의 노동에 의해서가 아니라 하나님의 노동에 의해 받아 누리는 것이다. 그것이 하나님의 은혜였다.

그 은혜에 참여하는 것은 남자들만 아니라 여자들도 서원을 통해 참여하게 되는 의미를 여기서 밝혀주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화목제의 한 부분(7:15,16)이었다는 점에서 알 수 있다.

2절에 의하면 사람이 여호와께 서원하였거나 마음을 제어하기로 서약하였거든 파약하지 말고 그 입에서 나온 대로 다 행할 것이니라고 말한다. 즉 여호와께 서원한 것은 모두 행하라는 말씀이다. 그런데 그 자세한 내용을 보면, 단순히 서원에 대해서 다루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3-5절을 보면, 여자가 어려서 아비의 집에서 거할 때에 그 여자가 여호와께 서원한 것이 있을 때 아비가 그것을 알고도 아무 말이 없으면 서원을 행하되 만약 아비가 허락지 않으면 서원을 이루지 못해도 여호와께서 사하신다는 것이다.

6-8절에는 여자가 결혼하기 전에 서원한 것을 이행하지 못하고 결혼했을 경우 비록 아버지가 서원을 허락했다고 하더라도 그 여자의 남편이 된 사람이 그 서원을 듣고도 가만히 있으면 서원을 행하여야 하지만 남편이 허락지 않으면 서원은 무효가 되고 여호와께서 그 여자를 사하신다고 한다.

9-12절은 부녀들, 즉 결혼한 사람들의 서원에 대한 규례인데 과부나 이혼한 부녀들의 규례이다. 남편이 죽거나 이혼한 부녀들은 자신들의 서원을 스스로 책임져야 하지만 남편이 있는 부녀들이 서원을 했을 때 남편이 아무 말이 없으면 서원을 행하여야 하지만 허락지 않으면 서원은 무효가 된 것이고 여호와께서 그 부녀를 사하신다는 것이다.

이 서원의 규례들은 모두 남자와 여자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규례임을 알 수 있다. 여자의 서원을 남자가 책임져주고 있는 것이다. 처녀일 때에는 아버지가 책임을 진다. 그러나 결혼하면 아버지가 책임자가 아니라 남편이 책임자가 된다. 즉 여자는 남자의 권위와 책임 아래 살아간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규례를 가지고 여자에 대한 무시로 보거나 남자에 대한 우월감을 가지고 해석하면 곤란하다. 이 본문을 통해 하나님께서 나타내고자 하시는 뜻이 남자의 우월이나 여자의 열등에 관한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하나님과 이스라엘의 언약 관계는 아버지와 자녀(32:6, 63:16), 남편과 신부의 관계(54:5, 2:19,20)로 비유되었다. 그러기에 아버지가 딸, 남편과 아내가 다짐한 서원의 준수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고 교훈하는 것은 언약 공동체가 철저히 하나님의 언약의 말씀에 기초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므로 우리는 여기서 서원에 대해서 말씀하시는 하나님이 어떤 분인가를 생각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서원을 하면서 애굽에서 자신들을 빼내어 약속의 땅에 두시는 하나님은 어떤 분이신가를 생각한다면 자기 마음대로 서약하고, 또한 마음대로 파약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하나님의 언약 백성이란 언약의 하나님과 같은 모습을 지니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즉 하나님의 신실하심, 언약적 성품을 그대로 담아내는 역할을 하는 자들이 이스라엘이다. 그래서 모세는 하나님의 성품을 그대로 드러내어야 하기에 혈기를 부린 것으로는 약속의 땅에 들어갈 수 없는 것이다. 그것을 여호수아로 교체해서 말씀하실 뿐만 아니라 여기서 두령들에게 먼저 하나님의 말씀을 주어서 하나님의 모습을 보여주어야 하는 책임자로 보이시는 것이다. 이러한 하나님의 언약적 성품을 그대로 드러내는 자들이 이스라엘이라는 것이다.

시편 82편에 보면, 하나님의 회라는 이스라엘 중에 하나님이 서 계시며, 재판장들 중에 계신다고 표현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백성의 지도자요 재판장들을 두고 신이라고 했다. 이것을 요한복음 10:34에서 예수님께서는 예수께서 가라사대 너희 율법에 기록한 바 내가 너희를 신이라 하였노라 하지 아니하였느냐라고 하신다. 그래서 백성의 지도자들을 하나님의 모습을 보여주는 계시자로 나타내주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하나님은 모세에게 이 계시의 말씀을 전달할 자로 두령들을 세우도록 하시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도 실제적으로 2절 이하에 보면, 이 계시의 말씀이 모든 백성에게 전달되어지는 것으로 묘사되는 것이다. 어쨌든 좁게 보자면 두령들이 하나님의 모습을 이스라엘에게 보여주어야 하고 넓게는 이스라엘 백성 전체가 하나님의 모습을 이방인들에게 보여주어야 하는 계시자로 서 있어야 하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은 남녀의 관계, 가정의 관계를 통해서 서원이라는 것을 가지고 하나님의 언약적 신실성을 드러내고 있는가를 물으시고 확인하려고 하시는 것이다.

예수님 당시의 맹세에 대한 문제는 이러한 본래적 뜻과는 거리가 멀었다. 아니 아예 방향이 달랐다. 마태복음 5:33-37 “또 옛 사람에게 말한 바 헛 맹세를 하지 말고 네 맹세한 것을 주께 지키라 하였다는 것을 너희가 들었으나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도무지 맹세하지 말지니 하늘로도 말라 이는 하나님의 보좌임이요 땅으로도 말라 이는 하나님의 발등상임이요 예루살렘으로도 말라 이는 큰 임금의 성임이요 네 머리로도 말라 이는 네가 한 터럭도 희고 검게 할 수 없음이라 오직 너희 말은 옳다 옳다, 아니라 아니라 하라 이에서 지나는 것은 악으로 좇아 나느니라.”

당시 바리새인들이나 유대인들은 자기의 맹세가 더 높고 확실한 것을 증명하기 위해 여러 가지 것들로 맹세를 확인시켜주려고 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모두가 땅에 있는 것들로 서원한다고 해 보았자 그것은 하나님의 수하에 있는 것이고 하나님보다 높을 수 없다는 차원에서 세상의 것들로 맹세하지 말라고 하신 것이다. 맹세를 통해 하나님의 신실성을 보여주는 언약적 기능을 유대인들은 잊어버리고 자기를 위해 곡해하고 있었던 것이다.

언약의 책임자는 여호와 하나님이시고 그것을 이루시는 이도 역시 주님이시다. 그래서 바울 사도는 디모데후서 2:13 “우리는 미쁨이 없을지라도 주는 일향 미쁘시니 자기를 부인하실 수 없으시리라고 했다. 결국 서원에 대하여 무효를 선언하거나 계속 서원대로 행하여야 하는 책임을 남편이 지게 되는 것을 통해 누가 이 남편의 역할을 했는가를 신약에서는 보여주고 있는데 그 남편의 역할을 예수님이 하셨다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자기 백성들을 구원하시는 것은 우리의 모든 죄를 책임져주시는 분이 있기 때문에 우리 죄를 무효화하시는 것이다. 과거에 어떤 죄가 있다고 해도 하나님 자기 백성들에게는 책임자가 있기 때문에 모든 죄가 무효화되는 것이다. 이러한 하나님의 구원을 가정을 통해서 보여주시고 또 우리에게 그것을 보여주라고 가정이 있게 하신 것이다.

에베소서 5:23-25에 보면, “이는 남편이 아내의 머리됨이 그리스도께서 교회의 머리됨과 같음이니 그가 친히 몸의 구주시니라 그러나 교회가 그리스도에게 하듯 아내들도 범사에 그 남편에게 복종할지니라 남편들아 아내 사랑하기를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사랑하시고 위하여 자신을 주심같이 하라고 말씀하고 있다. 이것이 부부이다. 남편은 그리스도의 자리에서 아내는 교회의 자리에서 구원을 이루어가는 것이다. 아내는 교회의 자리에서 남편에게 복종함으로서 구원받을 수 없는 죄인이지만 그리스도가 나의 죄를 책임지심으로 우리의 죄에 대해 어떻게 책임지시는가를 배우는 것이고 남편은 그리스도의 자리에서 죄에 대한 책임자로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를 깨달으면서 주님이 우리의 죄를 책임져 주신 것에 대해서 배워가는 것이다(1999.2.28./김영대 http://blog.daum.net/reveal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