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
개인 컴퓨터가 많이 보급되고 사용자층이 확산되면서 그에 못지 않은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등장하고 있다. 그 가운데서 가장 심각한 문제는 해킹과 바이러스에 대한 문제일 것이다. 해킹은 상대의 컴퓨터 프로그램을 파괴하는 문제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개인정보가 유출된다는 점에서 심각한 것이고, 바이러스는 사용자의 프로그램이나 데이터를 파괴한다는 점에서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그런데 최근에 바이러스와 관련해서 재미있는 것 중의 하나가 여자 귀신이 등장하는 바이러스가 있다는 것이다. Win-joke/Ghost라고 알려진 이 바이러스가 하는 일이라고는 고작해야 여자 귀신의 그림을 일정한 간격으로 보여 주는 것이라고 한다. 사용자의 데이터를 파괴한다거나 컴퓨터를 못쓰게 만드는 것은 아니다. 이름에서 말해주듯 그냥 재미로 제작된 것으로 데이터를 파괴하지도 않고, 일단 PC를 재부팅시키면 일부러 실행시키지 않는 이상 실행되지도 않는 것으로 보아서 그냥 사용자들을 깜짝 놀라게 해주는 것이 목적의 전부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사용자를 순간적으로 놀라게 해주거나, 재미를 목적으로 하는 바이러스라고 할지라도 개인적으로나 공적으로 중요한 일의 처리가 늦어지는 경우가 생기고, 소중한 네트워크의 자원을 소모하게 된다는 측면에서 보자면 결코 무해한 바이러스라고 생각할 문제는 아닌 것이다.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가 죽는다는 말이 있다. 별다른 생각 없이 한 행동이나 말이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그게 아닐 수 있다는 의미이다. 별 생각 없이 재미로 만든 바이러스가 남들에게는 의외로 큰 피해를 줄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누가복음 12:13 이하에 보면 재산 상속에 대한 문제로 어떤 사람이 예수님을 찾아와서 정당한 재산 상속이 되게 해 달라고 부탁을 하게 된다. 이때 예수님께서는 “이 사람아 누가 나를 너희의 재판장이나 물건 나누는 자로 세웠느냐”(눅 12:14)라고 하시면서 ‘어리석은 부자에 대한 비유’를 말씀하셨다. 그 내용인즉, 한 부자가 밭에 소출이 풍성하여 곡식을 쌓아둘 작은 창고를 헐고 새 창고를 크게 지어 거기에 모든 곡식과 물건을 쌓아 두게 되었다. 그리고는 “또 내가 내 영혼에게 이르되 영혼아 여러 해 쓸 물건을 많이 쌓아 두었으니 평안히 쉬고 먹고 마시고 즐거워하자”(눅 12:19)고 한다.
그러나 하나님은 부자의 형편을 보시고 이렇게 평가하신다. “어리석은 자여 오늘 밤에 네 영혼을 도로 찾으리니 그러면 네 예비한 것이 뉘 것이 되겠느냐 하셨으니 자기를 위하여 재물을 쌓아두고 하나님께 대하여 부요치 못한 자가 이와 같으니라”(눅 12:20,21). 인간은 근본적으로 자기를 위해 사는 존재이다. 왜 그럴까? 그 이유는 죄 때문이라고 성경에서 밝혀주고 있다. 그러기 때문에 모든 사람들이 이 땅의 어느 곳에서나 Win-joke/Ghost 바이러스와 같은 모습으로 존재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남에게 피해를 입히지 않는 것 같지만 누구나 다 상대에게 피해를 입히며 살아가고 있는 현실을 부정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 자신은 그것을 모른 채로 살아가고 있고, 의식을 하지 않으며 살아가기를 원한다. 그래서 자신만큼은 다른 사람들에게 별로 피해를 입히지 않고 살아간다고 생각한다. 인간이 죄인이라는 말에서 가장 두드러진 의미는 자기 자신을 위하는 존재라는 것이다. 본능적으로 무엇이든 자기 자신을 위해 생각하고 행동한다. 그러나 혹시 나의 말이나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입히고 있지는 않는가를 조금만 생각해 보면 금방 자신의 부끄러운 모습이 드러나고 만다.
이러한 존재, 이러한 상태에 있는 우리들에게 하나님의 십자가가 던져진 것이다. 자기 자신을 위해 상대를 제거하고자 하며 또한 하나님까지도 서슴없이 죽이고자 하는 마음으로 살고 있는 인간 세계에 주님이 오신 것이다. 자기만을 위해 살고 있는 인간 세계에 십자가를 통해 남을 위해 희생하는 것이 무엇인지 보여주셨다. “그리스도께서 자기를 기쁘게 하지 아니하셨나니”(롬 15:3)라고 말씀하고 있다. 그러므로 희생이라는 의미를 다른 곳에서 찾아서는 안 될 것이다. 희생의 의미는 십자가 죽음에서만 찾아야 한다.
예수님의 죽음은 자기 백성들의 대속을 위한 것이었다. 대속의 은혜를 입은 자는 더 이상 자기를 위해 사는 자가 아니다. 자기 배만 섬기는 것은 그리스도를 알지 못할 때에 행하는 버릇이다(롬 16:18). 우리가 죄인이라는 사실은 끊임없이 상대에게 피해를 주고 있는 입장이고, 그 죄인이 십자가의 은혜를 입었다는 것은 더 이상 나 자신을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남을 위해 희생하며 사는 존재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남을 위해 희생하는 자기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십자가의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하며 자랑하는 삶이 진짜 은혜 입은 성도의 모습일 것이다. 나는 지금 남에게 어떤 피해를 입히며 즐거워하고 있는가? 이것 때문에 오늘도 십자가만 생각하며 바라보고자 하는가?(김영대/200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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