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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덤"이라는 드라마를 보고(약간의 스포주의)

불편한 진리 2020. 3. 25. 13:39

킹덤이라는 드라마를 보고

 

카페에서 손님이 없는 시간엔 매일 인터넷을 뒤지고 이슈가 되는 것들에 대한 웬만한 정보는 섭렵하고 있었습니다최근 킹덤이라는 드라마에 관심이 갔지만 좀비 영화라는 컨셉 때문에 관람이 그리 땡기는 장르는 아니었는데 어제 딸이 넷**스 아이디와 비번을 가져왔기에 보기 시작했는데 하루 종일 시즌 1, 2 각각 6편으로 된 드라마를 하루만에 정주행하게 되어 느낀 점을 그냥 두서없이 적어 봅니다.

 

죽은 왕을 살려내 자기 권력을 계속 유지하려는 조학주(류승룡), 비록 서자이지만 세자로 이미 책봉받아 왕의 가문을 이어가려는 이창(주지훈)의 권력대결아버지 권력을 업고 아버지를 넘어서고 싶은 중전이 된 조학주의 딸(김혜준). 역병의 근원을 찾고 사람을 살리겠다는 일념으로 권력의 힘에 휘둘리지만 권력과 상관없이 행하는 것 같으면서도 세상적 힘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의녀 서비(배두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 조씨 가문에서 최후에 권력을 잡게 되는 자는 어리바리한 조범팔(전석호)이었습니다.

 

이 드라마의 전체적인 면에서 가장 강렬하게 보여주는 것은 인간은 누구나 혈통을 중요하게 여기고 그 혈통이 자신을 살려줄 것을 기대하면서 혈통을 지키려는 자존심으로 똘똘 뭉친게 인간이고 그 인간이 죄인이라는 것입니다결국 왕권을 물려받아 왕이 되려는 세자는 권력의 탐욕에 눈먼 자들에게 이용당하여 좀비가 되어버린 아버지 왕을 죽여야 했습니다그야말로 핏줄이 핏줄을 끊어버리는 현상에서 죄인들은 통쾌함과 애잔함을 함께 느낄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그렇게 조씨 가문이든 세자든 혈통으로 권력을 계속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 피를 탐하는 좀비와 다른 게 뭐가 있겠습니까?

드라마 내내 어떤 지역이나 상관없이 휘젓고 다니는 좀비양반이든 평민이나 노비든 상관없이 물면 계급 사회를 무너뜨려 좀비가 되어버리는 상황 그 좀비가 바로 내 안에서 언제 어디서든지 끝없이 일어나는 나의 죄성으로 보였습니다예수님을 왕으로 여기기보다 그저 자기가 왕이 되어 예수님을 이용하려는 종교성을 가진 죄인들이 바로 좀비입니다

우리는 그 좀비를 막아낼 능력이 없는 존재이지만 그것을 막아내는 인간승리의 휴머니즘 그것이 우리의 죄성입니다그러나 십자가의 은혜가 죄를 점령하고 우리로 하여금 죄의 권세에 매인 것에서 놓임을 받게 하는 능력이 되기에 십자가의 능력을 다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궁궐 아니 한양더 나아가서 나라가 생지옥이 되든 말든 상관없이 자기 나라자기 세상을 만들기 위한 탐욕으로 인해 결국 자신까지 좀비가 될 수밖에 없는 중전의 말로가 바로 우리 죄인들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것이었습니다그러기 때문에 하나님의 언약은 철저히 인간의 혈통을 끊는 것으로 주어집니다이스마엘을 출산한 아브라함에게 할례언약을 주신 하나님의 의도가 그것입니다. 그래서 언약 안에서는 십자가의 능력이 날마다 인간의 혈통은 잘라낼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 드라마에서는 중심 인물로 등장하고 또 그를 중심으로 사건이 더 계속 전개될 것같다 싶으면 여지없이 그게 누구든 막론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그냥 사라져 버립니다(마치 왕좌의 게임이라는 미드에서 보여주는 것처럼 말입니다). 누구나 역사의 한 장면정도는 주인공이 될 수 있지만 언제까지나 역사의 중심 인물이 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정말 잠시 잠간일 뿐이라는 역사를 설명하고 보여주고 있습니다그러기 때문에 이 드라마의 작가나 연출가는 조범팔을 영의정으로 세워 아마도 세상과는 다른 드라마의 세계에서나마 세상의 흐름에 적당히 자신을 맡겨 어리바리하게 사는 것이 최후에 살아남는 가장 좋은 삶의 방식이라는 것을 말하고 싶었는지도 모릅니다.

드라마가 진행되는 동안 화면 가득 채우는 우리나라의 많은 아름다운 자연풍경으로 잠간이나마 눈이 호강하는 것은 덤인 것 같았습니다물론 그렇게 영이시라 보이지 않는 하나님보다 눈에 보이는 것에 매료되는 그것이 우리의 죄성이지만 말입니다(20200323/김영대). 


</사진=넷플릭스 '킹덤' 시즌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