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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된 십자가-최근 기독교서점을 방문하고-

불편한 진리 2008. 6. 7. 19:35

실종된 십자가

-최근 기독교 서점을 방문하고-

 

 

오랫동안 기독교 서적만 모아 놓은 곳에는 잘 가지 않는 습관이 생겼다. 일반 서적과 함께 있는 서점에서 여러 책들을 다양하게 접할 수 있기 때문에 대형 서점을 주로 이용했다. 그런데 얼마 전에 오랜만에 기독교 서점에 갔었다. 한 마디로 놀랐다! 물론 그 전부터 느껴오던 것이었지만 새삼 놀랐다. 교회성장, 부흥에 관한 책 아니면 소위 말하는 요즘 뜨고 있고 차세대 주자로 불리우는 목회자들의 책들이 베스트셀러 부문에서만 아니라 아예 서점 전체를 장악하고 있었다.

 

요즘 출판계도 엄청난 불황을 맞고 있다고 한다. 잘 팔리는 책이 아니면 서점이나 총판에서 아예 사장되기 일쑤다. 그래서 서점에서도 애초부터 이름(?)있는 사람의 책이 아니라면 팔기를 거절한다고 한다. 그러기 때문에 출판사는 경쟁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하여 발악을 하고 있다. 여기에 복음이 온전히 설 자리가 없다. 판매를 위한 물질만능주의 사상만 판을 치고 있을 뿐이다.

 

물론 지금 시중에 나와 있는 책들이 모조리 다 복음을 선포하지 않는다는 말이 아니다. 책이 출판되는 경향성을 보았을 때에 지금 출판계는 복음을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는 말이다. 실로 성경에 대한 강해는 풍성하나 하나님의 말씀은 찾아보기 어렵다. 유명한 설교자는 대접받고 있으나 십자가의 예수 그리스도는 밀쳐냄을 당하고 있다. 교회와 기독교 이야기들은 많으나 복음은 없다.

 

그렇다고 어찌 풍요한 기독교 문화의 홍수 속에 장사 속만 덩그라니 남아 있다고 질책할 수 있으랴! 책을 찾는 사람들의 관심이 교회 성장, 유명 설교자의 강해 이런 쪽으로만 모여 있다는 반증이 아니겠는가? 서로서로 그렇게 상부상조하면서 사는 것이 세상살이 아니던가? 도대체 주님의 백성으로, 성도로 사는 것에 대한 관심은 어디서 찾아야 할까?

 

고린도전서 2:12에 보면 “우리가 세상의 영을 받지 아니하고 오직 하나님께로 온 영을 받았으니 이는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은혜로 주신 것들을 알게 하려 하심이라”고 말씀하고 있다. 이것이 성도의 모습이 아닐까? 바울 사도 아니 성령받은 자의 삶이란 하나님께서 베푸신 은혜를 아는 일에 생애의 조첨이 맞추어져 있어야 한다.

 

그러나 오늘날 교회는 온통 교회를 어떻게 키울 것인가? 교인들을 어떻게 훈련시켜서 교회에 안주하게 만들까 하는 일에만 몰두하고 있다. 성전에 집착하고 성전이 우상이 되었던 타락한 이스라엘의 모습이 그대로 재현되고 있다. 바야흐로 교회가 우상이 되어 있다. 성장, 부흥, 발전에 대한 열망, 그것은 십자가로 가지 못하도록 우리의 발목을 잡는 족쇄와 같은 것이다.

 

갈라디아서 6:14에서 바울 사도는 “그러나 내게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외에 결코 자랑할 것이 없으니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세상이 나를 대하여 십자가에 못 박히고 내가 또한 세상을 대하여 그러하니라”고 밝히고 있다. 또 “내가 너희 중에서 예수 그리스도와 그의 십자가에 못 박히신 것 외에는 아무 것도 알지 아니하기로 작정하였음이라”(고전2:2).

 

예수 그리스도로만 만족하는 삶인 것이다. 성령을 받은 자는 바울 사도와 같이 이렇게 고백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오늘날 기독교 서점에, 교회에 십자가를 찾아보기 어렵고 그 십자가에 죽고자 하는 성도를 만나보기 힘들다. 광고라도 내어야 할 모양이다. “실종된 십자가를 찾습니다. 누가 보신 분 있으면 속히 신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섭섭하지 않게 후사 하겠습니다.” (20001025/김영대)